친딸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나쁜 아버지 이야기
약 13년전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을 하고 성관계를 한 남성의 국선변호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싫은 사건이라 교도소에서 위 남성을 접견하여 대화를 나눌 때 불쾌한 심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심정입니다.
위 남성은 자신은 결백하다며 무죄주장을 했고, 본 변호인은 친딸의 진술의 일관성 및 간접정황을 입증할만한 어머니의 범행 직후 사항 목격진술 등을 토대로 수차례 범행자백을 권유하였으나 결국 끝까지 부인하여 중형의 판결선고를 받았습니다.
당시는, 인면수심의 아버지가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어 차마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딸을 성폭행하였다는 말을 할 수는 없어 끝까지 부인하는구나 라른 생각을 하면서 제 스스로를 안위하였습니다.
변호사생활을 하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싫은 사건과 사건당사자를 접할 때는 솔직히 직업의 비애를 느끼기도 하지만, 천하에 패륜범죄자라도 자신의 죄만큼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변호인의 도움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스스로를 위로하며 직업에 매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위와 같은 친부의 친딸 성폭행사건에 유사한 사건의 판결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7. 2. 16.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김재호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3)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고,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A 씨는 2009년 9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6년간 친딸인 B양을 상대로 자신의 집 등에서 강간과 유사 강간 등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가 되었습니다.
B양이 아버지에게서 처음 성폭행을 당한 것은 7살 때였습니다. 그 후로 14세가 되던 해까지 B양은 6년간 아버지의 성폭행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요구를 거부하면 그때마다 '아빠가 무서워질지 모른다', '엄마한테 말하면 우리 가족 깨진다', '거절하면 강제로 할지도 모른다'는 등의 말로 회유하거나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A 씨는 친딸인 B양에 대한 자신의 몹쓸 짓을 휴대전화 사진으로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B양은 '아버지에게 매주 두 차례 또는 네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B 씨도 '기억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몹쓸 짓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A 씨의 친딸에 대한 성폭행이 956회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1심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고, A 씨는 "오히려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를 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불특정을 이유로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위법이 없다"며 "다만 친딸을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아 장기간 지속해서 반인륜적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인정되고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탄원서에서 '피고인을 용서했다'고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싫은 사건과 사건당사자가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