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판결을 내리는 스페인 판사
도둑질을 하다 법정에 선 학생에게 “판결하노니 열심히 학교에 다녀라” 이런 판결을 내릴 판사가 얼마나 될까?스페인에는 이런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실존한다고 합니다.스페인 그라나다의 가정법원 판사 에밀리오 칼라타유드). 주로 미성년자가 연루된 사건을 심리하는 칼라타유드 판사는 독특하면서도 교육적 효과가 뛰어난 판결을 내리기로 유명합니다.칼라타유드 판사는 최근 절도 혐의로 기소된 미용사 지망생에게 “미용교육과정을 마치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교육과정을 마치면) 내게 커트를 해주어야 한다”는 벌을 덧붙였다고 합니다.소년은 미용사가 되기 위해 한 미용실에서 실습하다 현금 600유로(약 75만원)와 헤어드라이어를 훔친 혐의로 기소가 되었습니다.알고 보니 소년은 월 700유로 연금으로 생활하는 가정의 자식이었습니다. 가족이 대가족이고 수입은 적어 불우한 형편에 미용을 공부하는 중인 소년이었습니다.
칼라타유드 판사는 이런 형편을 딱하게 보고 이색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현지 언론은 “칼라타유드 판사가 소년을 (잘못된 길에서) 구하기 위해 또 이색적인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이런 보도가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칼라타유드 판사는 톡톡 튀면서도 교육효과가 만점인 판결을 내리기로 유명하기때문입니다.해커에게 “1000시간 컴퓨터 무료강습을 해라”, 무면허로 과속운전을 하다 걸린 미성년자에게 “100시간 경찰순찰에 동행하라”는 판결을 내린 건 현지에선 유명한 일화입니다.불장난하다 잡힌 소년에겐 “소방대에서 자원봉사를 하라”는 판결을 내린 적도 있습니다.현지 언론은 “통계적으로도 칼라타유드 판사가 이색적인 판결을 내린 미성년자 10명 중 8명이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의 독특한 사건처리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정에 비추면 이런 판결은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형법은 죄형법정주의를 취하고 있고 처벌의 종류를 정해 놓고 있어 형법에 정해진 처벌만 할 수 있고, 판사가 임의로 처벌의 종류를 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판사가 마음대로 처벌여부 및 처벌의 종류를 정하는 것은 구시대의 고을 원님재판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기도 합니다.
스페인의 법률과 우리나라의 법률이 다르나, 우리나라도 천편일률적이고 획일적인 처벌보다 보다 전향적이고 실제 교화효과가 있는 새로운 처벌의 종류를 강구함이 타당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이 글을 올려 봅니다.